요새 집 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면서 다들 새 집보다는 인테리어 쪽으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 또한 그 중 한 명이다.
워낙 예쁜 집에 살고 싶기도 했고, 입주 시기가 점점 다가오면서 이래 저래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어떤 디자인이 좋은지 찾게 됐다. 그러던 중 요새 업체들이 호황이라 빨리 업체를 찾지 않으면 원할 때 공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덧글을 보았다. 그렇게 인테리어 업체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 되었다.
집 주변, 지인 추천, 인터넷,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등 찾을 수 있는 모든 소스를 이용하여 업체를 수소문하였다. 대략 20개 이상 업체에 견적 요청을 한 것 같다. 개중엔 정말 비싼 인테리어 업체부터 허름한 업체까지 두루두루 있었다. 내가 원하는 업체는 아니었지만 많이 배우고싶어서 맘에 들지 않은 업체들도 최대한 많이 견적을 받아봤다. 기억나는 업체들은 아래와 같다...
1. R모 업체 → 정말 인기가 많은 곳이라 기대도 하지 않았다. 역시나 견적 요청을 남겼지만 어떤 회신도 오지 않았다.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2. O모 업체→ 인기 많은 곳이라 사전에 유선 통화도 하고나서 견적 문의를 남겼는데 확인 해보겠다고 하더니 3번이나 견적요청을 무시했다. 잘 보고 있던 유튜브 채널도 기분 나빠서 구독 해제했다. 인기가 많은 곳이니 그럴 순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나빴다!
3. W모 업체→ 견적 상담을 하러 갔는데 인테리어 사무소 인테리어가 너무 촌스러웠다... 자세히 말하면 알 것 같아서 생략하지만 너무 촌스러워서 딱 싫었다. 아니 인테리어 업체가 이런 구린 사무실을? 그나마 좋은건 견적서는 엑셀로 그 자리에서 작성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받았다는 점
4. P모 업체→ 투박한 실장님께 상담을 받았는데 시공 현장통의 느낌이 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시더니 내 얘기를 들을 생각은 없어보임. 상담 시간이 100이면 80은 자기 얘기를 하셨다. 20 동안 내가 원하는 것들을 말씀드렸는데 "아 그건 안돼요" "잘 모르셔서 그러는데 안되는거에요" 라는 답을 들은 기억 밖에 없다. 최악인건 견적서 연필로 작성해서 주심. 정말 별로
5. B모 업체→ 비싼 동네에 위치한 멋진 사무실. 쾌적한 환경에서 즐겁게 상담을 받았다. 인사이트도 매우 좋으셨고 포트폴리오도 매우 만족. 하지만 가격은 사악했다. 처음부터 비싼 곳임은 알고 있어서 괜찮았고 이 곳에서 원하는 디자인에 대한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다.
6. A모 업체→ 아주 핫한 동네에 정말 으리으리한 사무소를 두고 있는 업체. 업체 이력만 봐도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곳이었다. 상담도 정말 만족스러워서 바로 계약할 뻔 했으나 아주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견적을 차주 금요일까지 주기로 해놓고선 금요일 저녁까지도 소식이 없었다. 문의를 해보니 견적이 밀려 토요일까지 주겠다는 회신을 받았지만 일요일 저녁까지도 소식이 없었다. 혹시 메일 주소가 잘못 기입되었나 싶어 재차 문의를 해보니 전과 마찬가지로 견적이 밀려 월요일 오전까지 주겠다는 회신을 받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문자를 받자마자 10분 뒤 견적서 메일이 날아왔다. (누가봐도 까먹고 안보내고 있다가 급하게 보낸 상황) 그 짧은 시간안에 3번이나 약속을 어기는 행태를 보고선 자기네 들이 준다고 한 날짜에 견적서도 못주는 업체인데 시공을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싶어 과감히 걸렀다. 여기 계약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을 정도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크게 세 가지였다.
1. 내가 원하는 바를 잘 들어주는가?
2. 견적 프로세스가 합리적인가?
3.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는 업체인가?
당연하게도 릴스퀘어는 내가 세운 이 세가지 기준을 정말 잘 충족했다.
견적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 일단 널찍하고 깔끔한 사무실이 맘에 들었다.(위에 서술한 W모 업체를 방문한 뒤 간 거여서 더 드라마틱하게 맘에 들었다). 상담을 하면서도 실장님이 내가 원하는걸 계속 물어보셔서 편하게 얘기 할 수 있었다. 30평대 도화동 우성아파트인데, 구축이라 그런지 오히려 방 하나 하나 공간이 큼직 큼직해서 하고싶은걸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또 맘에 들었던 것은 견적 프로세스 자체가 굉장히 시스템화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연필로 작성하고 엑셀로 작성해주는 업체들을 돌아다니다가 무슨 미래로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견적 상담이 끝나자마자 바로 출력 버튼을 누르시더니 그 자리에서 견적서와 주의해야 할 점들을 뽑아서 예쁘게 봉투에 담아 주셨다. + 릴스퀘어 로고가 박힌 줄자까지(줄자에서 이미 넘어감) 게다가 카톡으로 웹페이지 링크를 하나 주셨는데 견적 세부내역이 담긴 URL이었다. 전체 견적 시스템이 웹서비스로 구축되어 있어서 어디서나 쉽게 세부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말 놀라워. (아쉽게도 견적상담 받을 때 찍은 사진은 없다)
견적을 받고 시간이 좀 지났을 때 릴스퀘어에서 카톡이 하나 왔다. 빨리 계약하자는 내용인가 싶었는데, 다른 업체랑 계약을 한다해도 꼭 체크해봐야 하는 것들에 대한 외부 링크를 하나 보내주셨다. 공사면허가 있고 사업자 등록증이 있고 등등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이 카톡덕분에 업체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졌다.
후에 계약하겠다고 연락드렸더니 하시는 말씀 "착공 날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급하게 결정하지 마시고 다른 업체들 천천히 더 찾아보시고 결정하셔도 될 것 같아요!" 이럴수가 여러모로 날 놀라게 하셨다.
계약 후 계약미팅..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설계 실장님과 시공 소장님과 함께 평면도를 보고 자세한 자재 셀렉을 했다. 릴스퀘어 사무실 1층에 쇼룸이 있어서 실제 자재들과 샘플이 가득하다. 덕분에 실제로 물건을 보면서 선택하기가 매우 수월했다. 견적에서 변경사항이 생기면 실시간으로 수정견적을 작성하고 나도 그걸 바로 볼 수 있어서 매우 믿음이 갔다. 그리고 소장님께서 본인 집인 것 처럼 열정을 다해주셔서 견적 상담 자체도 매우 즐거웠다(매우 중요)
설계 소장님과 얘기하다가 요즘 핫한 인테리어 쇼 아카데미 이야기를 하게 됐다. 별 생각없이 혹시 들어보셨냐고 여쭤봤더니 잘 알고 계신다길래 그러면 그런 아카데미에 참여하실 생각도 있으시냐 물어봤더니 놀랍게도 현재 인테리어 쇼 아카데미 수강하고 계시다고 해서 정말 놀라웠다. 역시.. 업체는 잘 골랐다 싶었다.(인테리어 쇼 영상 많이 찾아봤었음)
견적도 견적인데 계약 세부내역과 일정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맘에 들었다. 특히 착공 전 스케쥴표에 맞춰 공사가 진행되었고 매일 작업이 끝난 뒤 그 날 진행사항을 정리해서 사진으로 업로드해주어 굳이 현장에 가보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자주 가보긴 함)
도화동 우성아파트다. 30년 된 30평대 구축 아파트라 몇 군데에서는 인테리어 하기 힘들겠다고 말한 곳도 있었는데 다행히 릴스퀘어에서는 문제 없다고 해주셔서 쉬이 진행할 수 있었다. 오래된 집이라 사실 걱정도 많았는데 큰 문제 없이 작업이 진행돼서 정말 다행이다. 요즘 핫한 무몰딩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금액 적인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다. 도장으로 무몰딩을 해버리면 정말 깔끔하긴 하겠지만 돈이 현실적으로 부족할 것 같았기 때문. 그런 마음을 잘 알아주셔서 히든몰딩으로 깔끔하게 해주셨다 몰딩이 바뀌니까 정말 만족 만족 대만족 퍼레이드. 또 중간에 도배 작업 할 때 시공 소장님께서 자기가 아는 도배 마스터 분을 데려왔다고 진짜 장난 아니라고 하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무슨 도배 퀄리티가 정말 미친 수준이었다.
매일 매일 집이 변하는걸 보니 기분이 넘 좋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중간 중간 변경 요청사항이 있었는데 소장님이 최대한 도와주셔서 큰 문제 없이 작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설계 실장님과 시공 소장님 조합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한 이유가 하나 있었는데, 설계 소장님은 내가 원하는걸 말하면 "됩니다. 충분히 됩니다. 다 해드리겠습니다" 이런 느낌이었다면, 시공 소장님은 "아 그것도 예쁘긴 한데... 혹시 이건 어떠세요? 이거 진짜 이쁜데 진짜 아 이게 진짜 이쁜데 으아 아 제발" 이런 느낌이었다. 투트랙으로 한 명은 무조건 OK 다른 한 명은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포지션. 나나 아내나 둘 다 인테리어는 문외한인지라 이런 충고들이 진짜 도움이 많이 되었다. 특히 시공 소장님이 본인 집처럼 계속 챙겨주셔서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더 예쁜 집이 되고 있다.
인테리어라는게 신경쓸 것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일인데 담당자님들 덕분에 웃으면서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모쪼록 마무리 잘해서 빨리 입주하고 싶다. 릴스퀘어 강추... 친구들 인테리어 한다하면 꼭 추천하고 싶은 업체